드라마

드라마 나의 아저씨 후기 리뷰

yanichani1 2026. 1. 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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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인생작이죠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재미있다는 느낌부터 들지는 않았습니다. 전개가 빠른 것도 아니고, 사건이 계속 터지는 드라마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더군요. 보고 나서도 며칠 동안 장면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울컥하는 장면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너무 현실 같아서 쉽게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합니다.
대신 그 조용함이 무겁습니다.

박동훈이라는 인물은 착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착해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처럼 보입니다. 회사에서는 묵묵히 일만 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크게 항변하지 않습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을 책임지지만 정작 본인은 늘 뒤로 밀려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끼기보다는, 솔직히 말하면 답답했습니다. 왜 저렇게까지 참고 사나 싶기도 했습죠... 고구마 🍠  100개 먹은 답답함ㅠㅠ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동훈은 참는 게 미덕이라서 참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망가지지 않기 위해 참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걸 잃어봤기 때문에, 더 잃지 않으려는 선택이었던 거죠. 그게 이 인물을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지안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세상과 단절된 사람처럼 보입니다. 말도 거의 없고, 웃는 얼굴을 보기 힘듭니다. 불쌍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는 지안을 마냥 연약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지안은 계산하고, 이용하고, 필요하다면 잔인한 선택도 합니다. 저는 이 점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피해자이기만 한 인물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무기처럼 만들어버린 사람 같았거든요.


동훈과 지안의 관계는 흔히 기대하는 로맨스와는 전혀 다릅니다. 솔직히 말해 둘 사이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도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 처음엔 연민이었다가 우정이었다가 사랑인가? 싶은 그런생각요 ㅎㅎ


대신 이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의 인생을 완전히 알지도 못하면서, 이상하게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알아보는 관계랄까요. 특히 동훈이 지안에게 아무 조건 없이 건네는 말들,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같은 문장은 굉장히 단순한데 이상하게 오래 남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누군가를 쉽게 평가하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동훈의 형제들도 그렇고, 회사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한심해 보이고, 누군가는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그 순간부터는 미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라도 저 상황이면 저렇게 살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회사 내 갈등 역시 단순한 선악 구조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보통 드라마에서는 명확한 악역이 등장하는데, 나의 아저씨에서는 그조차 애매합니다.


권력을 쥔 사람들도 불안하고, 약자를 짓밟는 사람들도 결국은 두려움 속에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씁쓸합니다. 이 드라마 속 세상은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과 너무 닮아 있습니다.


연출도 이 작품의 분위기를 크게 살립니다.
화려한 장면은 거의 없고, 골목길이나 낡은 술집, 밤거리 같은 공간이 자주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배경들이 인물들의 감정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반짝이는 공간이 아니라, 이미 여러 번 닳아버린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아이유의 연기는 이 작품에서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사를 많이 하지 않는데도, 눈빛만으로 감정이 전달됩니다. 일부러 감정을 누르는 연기가 아니라,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게 된 사람의 얼굴처럼 보였습니다. 이선균 역시 과하지 않은 연기로 박동훈이라는 인물을 왁벽하게 만든것같아요.


둘의 연기가 부딪히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드는 느낌이라, 오히려 더 진하게 남습니다.
나의 아저씨는 보고 나서 마음이 밝아지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우울해지지도 않습니다. 대신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다들 힘들게 살고 있고, 그걸 드러내지 않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위로를 직접적으로 건네지는 않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남겨줍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한 번 보고 끝내기보다는,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다시 보게 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다르게 보이는 장면들이 있고,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대사들이 갑자기 와닿을 때도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크게 말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요. 저는 3번정도 본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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